
역병과 치유의 신
우두천왕(牛頭天王)은 소의 머리를 가진 하늘의 왕이라는 뜻으로, 질병의 원인이자 치유의 수호자로 숭배되는 일본 특유의 신불습합 신격이다. 아시아 대륙에서 일본으로 전래된 후 헤이안 시대에 역병을 일으키는 동시에 그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신으로 크게 숭상되었다. 그의 성격은 불교·도교·신도의 요소를 두루 포함하여 신불습합의 복잡한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우두천왕은 석가모니의 탄생지와 연관된 기원정사(祇園精舎)의 수호신으로 여겨졌으며, 소민장래 설화에 등장하는 무도천신(武塔天神)과도 동일시되었다. 교토의 야사카 신사, 아이치의 쓰시마 신사, 효고의 히로미네 신사를 비롯한 전국의 기온사·천왕사에서 기온 신앙의 중심 신격으로 모셔졌다. 중세에는 일본 고유의 가미인 스사노오노미코토와 습합되었고, 약사여래의 화신으로도 설명되었다.
메이지 시대에 정부가 신불분리령을 시행하자 우두천왕을 모시던 신사들은 공식적으로 제신을 스사노오노미코토로 변경하였다. 음양도에서는 천도신(天道神)과 동일시되기도 했으며, 강한 도교적 색채를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문헌에는 대응하는 신격이 발견되지 않아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신격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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